고통과 예술로 가득 찬 프리다의 인생
멕시코의 당차고 똑똑한 소녀 프리다는 어릴 적 앓았던 소아마비에도 불구하고 의대에 진학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당차게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18살이 되던 해 그녀는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고, 이로 인해 의사들은 그녀가 살아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온 몸이 심하게 망가지게 된다. 기적처럼 목숨만은 부지하게 된 프리다였지만 오랜 병상 생활에 가족들의 재정난은 더욱 극심해졌다. 어머니는 그녀를 포기하자는 말까지 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녀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병상에 있던 프리다에게 그림 도구를 사주게 되고 그때부터 그녀는 자신의 고통을 예술로써 풀어내기 시작한다. 그녀는 병상에 있을 동안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수많은 자화상을 그리게 된다. 오랜 재활 치료 끝에 드디어 걸을 수 있게 된 그녀는 자신의 그림과 화가로써의 재능을 객관적으로 평가받고 싶다는 생각과 당장의 생계를 위해 그 시대 벽화 미술의 거장이었던 디에고 리베라를 직접 찾아간다. 디에고는 그녀에게 가장 잘 그린 작품 하나만 남겨놓고 돌아가라는 말을 남기고 프리다는 자화상 하나를 놓고 간다. 그림을 통해 그녀의 재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된 디에고는 그때부터 프리다의 화가로써의 삶을 지원해주게 되며 그들은 21살의 나이차를 뛰어넘어 열정적인 사랑에 빠지게 된다. 프리다는 그녀가 대단한 여성 편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사랑의 마음은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 그들은 서로에게 예술혼을 불어넣어 주는 뮤즈이자 정치적으로도 의견이 맞는 완벽한 한 쌍이었다. 하지만 프리다와의 결혼 생활을 이어가는 도중에도 디에고의 한눈팔기는 여전히 계속되었고 프리다는 이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받게 된다. 참다못한 프리다는 자신도 다른 사람을 만나며 마음이 이끌리는 대로 살아보기도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항상 디에고가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프리다는 점점 그에게 적응해가고 체념하는 듯했으나 디에고가 그녀가 끔찍이 아끼던 여동생과도 부적절한 관계를 갖게 된 것을 알게 된 그녀는 큰 배신감과 상실감에 또다시 깊은 절망 속에 빠지고 만다. 지칠 대로 지친 그녀는 결국 디에고와 따로 살 것을 선언한다. 그러던 와중에 디에고는 그가 정치적 이념으로 인해 도움을 주고 싶어 했던 러시아의 혁명가 프로츠 키가 프리다의 친정집에서 살게 해 줄 것을 부탁하기도 한다. 디에고를 끔찍이 미워하지만 또한 사랑했던 그녀는 이를 허락해준다. 이윽고 프리다는 별안간 프로츠 키와 눈이 맞아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프로츠 키의 아내가 얼마 후 이를 알게 되고 그는 부인과 함께 프리다의 집을 떠나게 된다. 얼마 후 꾸준히 다른 여성을 사귀던 디에고는 적반하장으로 프리다에게 이혼을 하자고 말하고 이로 인해 프리다는 또다시 처절한 고통을 겪게 된다. 그녀는 좋지 않았던 건강으로 인해 그토록 원하던 아이를 낳는 데 실패하는 끔찍한 고통도 여러 번 겪은 상태였다. 결국 완전히 무너진 그녀는 디에고와 이혼을 하게 된다. 피폐하게 살아가던 프리다에게 디에고는 다시 나타나고 그를 너무나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프리다는 그를 다시 받아주게 되지만 디에고는 또다시 다른 여성을 만난다. 프리다는 머리를 직접 잘라 버리고 남장을 하는 등 디에고에게서 벗어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시도도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디에고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이후 프리다는 파리에서까지 재능을 인정받아 전시회를 하게 된다. 악화된 건강으로 인해 자신의 전시회에도 가지 못할 뻔했지만, 그녀는 걷지 못하자 침대째로 전시회로 와 참여한다. 전시회가 있고 난 후 얼마 되지 않아 그녀는 47세가 되던 해 폐렴으로 인해 세상을 떠나게 된다.
강인하고 주체적인 여성의 아이콘, 프리다 칼로
영화 속 프리다 칼로는 내내 이어지는 끔찍한 고통에도 자신의 그림, 사랑, 정치적 신념 등 어느 하나 포기하지 않고 열정적인 삶을 이어간다. 보통 사람이라면 상상도 못 했을 고통에도 그녀는 오히려 자신이 죽음을 기만하고 가지고 논다는 말을 하기도 할 만큼 강인한 여성상을 보여준다. 실제로 그녀가 디에고를 처음 찾아갔을 때에도 프리다는 당시 그녀보다 한참 나이가 많았던 디에고의 두 번째 아내 루페에게 눈을 똑바로 마주치며 기죽지 않는 기백을 보여 주었다고 전해진다. 디에고의 지속적인 여성 편력으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한편, 그녀 또한 남녀를 가리지 않고 사귀는 자유분방한 사랑을 하기도 했으며 멕시코 전통 예술을 지키기 위한 정치적인 노력도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갈수록 독보적인 화가로 성장했으며, 멕시코에서는 그녀의 작품을 국보로 지정하기도 했다. 그만큼 그녀의 자아는 주체적이었으며 불편한 신체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일은 모두 해낸 대단한 여성이었다. 그녀의 사진이나 자화상을 보면 대부분이 멕시코 전통 의상을 착용한 모습이지만 이는 민중 주의자인 남편 디에고가 전통 의상을 좋아했기에 입은 것으로, 실제로 그녀는 가부장적인 남성상을 반대하는 열렬한 페미니스트였다고 한다. 그녀의 144점의 그림 중 55점이 자화상일 정도로 그녀는 평생 자신과의 대화와 고찰을 놓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프리다의 작품은 처음 봤을 때는 어딘가 괴리감이 들고 무서운 느낌의 것들이 많지만, 그녀의 일생을 알고 나면 작품 하나하나에서 그녀의 외로움, 처절함, 고통에 대한 과감하면서도 솔직한 감상을 깊숙이 엿볼 수 있다. 현대에 프리다는 여전히 전 세계의 위대한 여류 화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강인한 여성상과 페미니스트의 대표 격으로써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프리다 역을 맡은 셀마 헤이엑은 프리다의 생전 모습과 굉장한 싱크로율을 보여주고 있으며 영화 역시 멕시코의 전통적인 분위기와 프리다의 인생을 매우 잘 재현했기에 예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시청해봐도 좋을 것 같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