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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학창 시절 가장 찬란하게 빛났던 우정

by 무루룽 2022.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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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하게 빛났던 그때 그 시절 소녀들

성공한 사업가인 남편, 어여쁜 딸과 살고 있는 나미는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우아한 사모님이다. 하지만 사춘기에 접어들어 쌀쌀맞은 딸과 무심한 남편 탓에, 의미 없이 먹어가는 것 같은 나이 탓에 조금은 마음 한 구석이 허하다. 어느 날 그녀는 어머니의 병문안을 갔다가 우연히 자신의 학창 시절 친구 춘화를 만나게 된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큰 병에 걸려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다. 춘화의 마지막 소원은 어린 시절 친구들을 다시 만나는 것이었고 그날 이후 나미는 흥신소를 통해 지금은 뿔뿔이 흩어진 친구들을 한 명씩 찾기 시작하며 영화는 시작된다. 영화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전개된다. 전라도에서 서울로 온 전학생 나미는 전학 첫날부터 학교의 날라리들인 칠공주파의 눈에 들게 된다. 보이쉬하고 털털한 매력의 소유자 춘화를 중심으로 모인 그들은 제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조금 별나지만 매력적인 소녀들이다. 나미는 어느 날 칠공주파의 라이벌인 소녀시대와의 싸움에서 찰진 전라도 욕을 선보이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칠공주파의 멤버로서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가까워지게 된다. 나미는 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마지막에는 도도하고 차가운 미모의 소유자 수지의 마음까지 얻게 되며 끈끈한 우정을 이어간다. 그런 그들이 모두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축제날이었다. 그들은 그날을 위해 틈틈이 <써니> 음악에 맞춰 춤을 연습한다. 하지만 대망의 당일날, 큰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위험한 행동을 하여 칠공주파에서 제명된 상미가 갑자기 나타나 나미를 괴롭히고 수지의 얼굴에 큰 상처를 내 버린 것이다. 연예인을 꿈꾸며 잡지 모델을 했던 수지에게 얼굴의 상처는 치명적인 것이었다. 이 일로 학교는 발칵 뒤집히고 이 일로 인해 칠공주는 와해되어 버린다. 다시 현재의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면, 찬란했던 예전과는 다르게 칠공주들은 각각 누군가는 돈 때문에, 누군가는 넉넉한 환경에도 부부 문제 때문에 저마다의 아픔을 안고 어렵사리 살아가고 있었다. 나미와 춘화를 통해 수지를 뺀 6명의 친구들이 모였고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에 그들은 가끔 모여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다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들은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나미의 딸을 다 같이 도와주고 한눈을 파는 진희의 남편을 골려 주는 등 의리 넘치는 우정을 다시 이어간다. 하지만 몸이 크게 좋지 않았던 춘화는 결국 마지막을 맞게 되고 나미에게 칠공주의 리더 자리를 넘긴다. 그녀의 마지막 부탁은 장례식장에서 학창 시절 미처 추지 못했던 써니 춤을 춰 달라는 것이었다. 장례식날, 그들은 약속대로 춘화의 빈소에서 써니 음악을 틀고 잠시 예전으로 돌아가 즐겁게 춤을 춘다. 

80년대의 진한 향수와 우정이라는 이름

영화 <써니>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로 그 시절 특유의 레트로 한 감성을 너무나 잘 재현해낸 작품이다. <Time After Time>, <Reality>, <Sunny>등 그 시절 유행했던 팝송 명곡들도 만나 볼 수 있으며 옛날식 라디오, 전화기 등 지금은 볼 수 없는 추억의 물건들도 많이 등장한다. 칠공주파를 비롯한 그 시절 소녀들만의 복고풍 의상들도 눈을 즐겁게 한다. 이런 요소들로 인해 그 시절의 향수가 있는 부모님들과 본다면 더욱 의미 깊은 영화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며 친구란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존재임이 한 번 더 와닿았다. 칠공주들은 모두 학창 시절 서로가 있기에 인생에서 가장 즐겁고 찬란한 순간들을 보낼 수 있었고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현실에 지쳐 인생이 삭막해질 때 우리는 가장 즐거웠던 추억을 떠올리며 위안 삼곤 한다. 영화 속 결말 부분에서 춘화는 떠나며 자신이 일궈 놓은 재산을 모두 친구들에게 나누어준다. 이토록 우정은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 소중하게 남는 것이며 계산 없이 순수했던 시절의 정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큰 도움을 받고 살아가기도 한다. 한 사람의 성격 형성이나 가치관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가족 다음엔 친구이다. 그런 만큼 인생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 받는 것과 즐거운 시간을 함께할 친구를 만나는 것은 가치 있고 중요한 일이다. 머리가 굳어 이득을 따지기 전 그저 서로의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는 순수한 정으로 뭉친 사이이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우리가 어렸을 적 친구들을 만나는 순간 가장 편안하고 나다워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일 것이다. 우정이란 어떤 조건도 없이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주고 존재만으로도 서로에게 위안이 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라는 것을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어른이 되어 계산적인 관계에 지치고 옛 친구가 그리워질 때 영화 <써니>를 감상하며 따뜻한 감성을 느껴보아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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