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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거짓으로 점철된 한 여자의 인생

by 무루룽 2022.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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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거짓말로 다른 인생을 살게 되는 안나

 

드라마 속 유미는 가난한 양복점 집 딸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욕심 많고 재능도 많았던 그녀는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은 계속해서 그녀의 앞길을 막았다. 공부도 곧잘 했던 그녀였지만 학교에서의 염문으로 고3 중요한 시기에 강제적으로 전학을 가게 되고, 그녀의 수험은 생각만큼 잘 풀리지 않는다. 그녀는 부모님에게는 늘 잘 지내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며 몰래 재수까지 한다. 하지만 끝까지 그녀는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했다. 무슨 마음에서인지 대학 발표 날 그녀는 아버지에게 합격했다는 거짓말을 해 버리고, 그때부터 그녀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진다. 그녀는 거짓말로 부모님을 입학식에 초대하고, 거짓말로 자신의 이야기를 지어내며 대학생 행세를 하고 다니기에 이른다. 남자 친구까지 사귀게 된 그녀는 어느 날 그에게 유학길에 함께 오를 것을 제안받게 되고, 부모님께 어학연수를 핑계로 돈까지 받아낸다. 하지만 출국 당일 남자 친구의 부모님은 그녀가 거짓 대학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길로 남자 친구는 떠나버린다. 절망에 빠진 유미는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직장을 구하게 된다. 그러다 눈에 띈 것은 한 부잣집의 하녀 일이었다. 큰 갤러리를 운영하던 그 집에서 그녀는 온갖 사회의 쓴맛과 수모를 겪으며 우울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중 그녀는 주인집 딸인 현주의 신분증과 학위를 훔쳐 달아나게 되고 '안나'라는 이름으로 새 인생을 살 것을 결심한다. 그녀는 현주의 학위로 학원에 취직해 학생들의 외국 대학 입시를 담당한다. 그러던 중 그녀는 IT업계의 떠오르는 샛별인 지훈과 선을 보게 되고, 더 높은 곳을 원했던 안나는 가짜 부모님을 사 그와 결혼까지 하게 된다. 지훈은 욕심 많고 교만한 성격이었고, 그의 사업은 나날이 승승장구한다. 그들은 최고급 아파트에 살게 되는데, 그곳에서 안나는 우연히 자신이 신분을 훔쳤던 현주와 마주쳐 서로가 같은 곳에 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윽고 지훈은 정계 진출을 앞두고 바빠지고, 안나는 그의 부인으로서 모든 상황을 맞추며 최선을 다한다. 인생 자체가 가짜였기에 정체를 들킬 뻔하는 곤란한 순간들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렇기에 그녀는 늘 살얼음판을 걷듯 지치는 일상을 보낸다. 그러던 중 현주는 안나에게 자신의 신분을 이용한 것을 남편에게 들키고 싶지 않다면 30억을 내놓으라는 협박을 하게 되고, 안나는 이를 충당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결국 거짓말 투성이 안나의 운명은 어디로 흘러갈지,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스토리가 시청자들을 사로잡는다.

 

드라마 속 주목할 만한 요소들, 수지의 재발견

 

안나는 쿠팡 플레이 플랫폼에서 총 6화로 방영된 드라마이다. 6회가 끝인 것이 아쉬울 만큼 스토리 구성이 탄탄하고 흥미로워 많은 이들의 주목과 호평을 샀다. 특히 우리에게 아이돌 가수와 첫사랑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는 수지의 눈에 띄는 연기 발전이 아주 인상 깊다. 그녀는 주인공의 복잡하고 하루하루 지쳐가는 감정선을 매우 섬세하게 잘 표현해내 <안나>는 그녀의 인생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정은채 배우의 철없고 이기적인 '현주' 역할도 굉장히 실감 나고 매력 있게 표현되어 그녀의 팬층도 많이 생겨나게 되었다고 한다. 드라마 속에는 인생을 관통하는 명대사들도 많이 등장하기에 이에 주목해도 좋을 것 같다. 이번 드라마에서 수지는 150벌의 의상을 갈아입으며 화려하고 우아한 안나의 삶을 연기했기에 미적인 부분에서의 시각적 즐거움도 큰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욕심, 과연 가치 있는 것인가

드라마를 보며 사람의 욕심이라는 것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드라마 속 유미는 남편 지훈이 대통령 선거에까지 성공하며 영부인의 자리까지 오르게 되지만, 안나가 된 후 그녀의 표정을 살펴보면 늘 음울하고 지쳐 있다. 비즈니스적으로 웃는 것 외에 환하게 웃는 모습은 거의 하나도 나오지 않은 듯하다. 그녀는 능력과 부지런함, 그리고 거짓말로 인해 누구나 부러워하는 최고의 자리까지 가게 되었지만 그곳에서 행복을 찾지 못한다면 그런 것들이 무슨 소용이냐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워낙 가난했고 항상 욕구불만이 있던 채로 성장했기에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 조금이나마 이해는 가능하나, 그녀는 수험 생활에서부터 목표 대학 한 군데가 아니면 다른 곳은 아예 생각지도 않을 만큼 융통성 없는 면을 보이기도 한다. 그녀가 조금만 이상을 낮추고 자신의 실력에 맞는 대학에 들어가 평범하게 살았다면 적어도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을 느끼고 모든 사람을 가면을 쓰고 대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결국 본인의 것이 아닌 무언가로 살아가는 것은 정신건강이나 개인의 행복에 악영향을 끼칠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외모와 비상함, 재능이었다면 영부인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괜찮은 삶을 누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목표가 꼭 맨 꼭대기여야만 했는지, 남부러울 것 없이 사는 것이 그녀의 삶에서 어떤 의미가 있었던 것인지 궁금해졌다. 적당한 욕심은 삶의 원동력이 되지만 과했을 때는 독이 될 뿐인 것 같다. 결국 드라마 결말 부분에서 그녀는 모든 것을 잃고 산속에서 숨어 지내며 오히려 전보다 한결 편안한 표정을 짓는다. 평생 왕관의 무게를 견디는 것, 마음 편하게 살아가는 것 둘 중 어느 것이 더욱 가치가 있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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