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두 사람의 만남과 아름다운 이별
부유한 집의 아들에다 촉망받는 기업인이었던 윌은 불의의 사고로 전신이 마비된다. 그런 그에게 밝고 사랑스러운 성격의 루이자가 간병인으로 오게 된다. 사고 후 힘든 시간을 보내온 윌은 루이자의 갖은 노력에도 항상 까칠한 모습으로 대하지만 그녀의 지극한 노력에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다. 어느 날, 윌이 사고 이전에 사귀었던 그녀의 여자 친구가 윌의 친구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알리기 위해 그의 집을 방문한다. 윌은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어버린 자신에 대해 더욱 절망하게 되고 루이자는 그의 약한 모습을 위로하려 애를 써보지만 꼬일 대로 꼬여 버린 윌은 그런 루이자에게 되려 막말을 쏟아내게 된다. 윌의 차가운 태도에도 늘 친절한 모습으로 대했던 루이자는 이때 처음으로 윌에게 본인도 돈 때문에 이곳에 있는 거라며 강한 의사표현을 하게 된다. 웬일인지 윌은 루이자의 솔직한 발언 이후 본격적으로 그녀에게 마음을 열게 되었고, 영화를 같이 보는 것으로 화해를 청하며 점점 둘은 더욱 가까워진다. 하지만 아무리 괜찮아지는 듯 보여도 윌의 장애는 결코 쉽게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척수를 다친 탓에 더 이상 몸이 나아진다는 희망 따위는 없었고, 사소한 것 하나도 남의 도움 없이는 할 수 없는 윌의 입장을 조금 더 생각해보게 되는 그녀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둘의 사이는 긴밀해져 갔다. 차갑기만 했던 윌은 패션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집안 사정 때문에 돈벌이를 우선시하고 있는 루이자에게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 보라는 따뜻한 조언도 건넬 만큼 그녀를 진심으로 생각하게 된다. 어느 날, 루이자는 윌의 부모님의 이야기를 듣고 큰 충격에 빠진다. 윌이 합법적으로 세상을 떠나기 위해 6개월 뒤 스위스로 간다는 것이었다. 윌의 아버지는 그렇게 하는 것이 부모로서 끝까지 그를 지켜주는 것이라 말했고 어머니는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루이자는 이후 윌 부모님의 허락 하에 그를 세상 이곳저곳으로 데려가 다양한 경험을 함께한다. 그렇게 하면 세상을 등지겠다는 윌의 결정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이 과정에서 윌이 루이자의 집에 가 식사를 할 만큼 둘은 더더욱 깊은 정을 나눈다. 루이자 덕에 이전보다 훨씬 마음의 여유가 생기게 된 윌은 그녀와 함께 전 여자 친구의 결혼식에도 참석하고 루이자의 꿈을 펼쳐주기 위해 그녀의 아버지를 집안 소유의 성 관리자로 취직시켜 주는 등 그녀에게 정을 베푼다. 그들의 여행은 계속되고 둘은 마치 연인처럼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갈수록 행복한 시간들에도 세상을 떠나겠다는 윌의 계획에는 결국 변함이 없었다. 루이자는 화가 나 잠시 그의 곁을 떠나기도 하지만 결국 윌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해주기 위해 스위스로 간다. 그렇게 윌은 루이자와 가족의 품에서 평화롭게 잠들게 된다. 이후 루이자는 윌의 유언에 따라 파리로 가 그가 전해준 편지를 열어본다. 거기에는 윌이 그의 유산을 그녀에게 준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윌은 자신을 위해 행복한 시간을 선물해 준 루이자에게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떠난 것이다. 루이자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인생의 의미에 대해 생각게 하는 줄거리
영화 속 6개월간의 윌만 들여다볼 수 있었던 우리는 과연 윌이 루이자를 만나기 전까지 얼마나 힘겹고 삭막한 삶을 견뎌왔을지 감히 가늠도 해볼 수 없을 것이다. 루이자를 만난 후에도 그에게는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되었을 것이다. 루이자를 사랑하지만 앞날이 창창한 그녀를 평생 본인 옆에서 간호하는 인생을 살도록 부탁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하지만 윌의 마지막 6개월은 그에게 있어 인생 그 어느 때보다 찬란한 순간이 되었을 것이며 그에게 둘도 없이 의미 있는 마지막 선물이 되었을 것이다. 영화를 통해 둘은 남녀 관계를 뛰어넘어 인류가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사랑을 보여 주었다고 생각한다. 영화 <미 비포 유>는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것에 대한 주제를 다뤄 화제를 낳은 작품인 만큼 영화를 보는 내내 이 부분에 대해서도 깊은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물론 세상을 스스로 등지는 것은 주변 사람들을 큰 슬픔에 빠지게 할 테지만, 윌과 같은 상황에서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산다는 것은 과연 행복한가에 대해서는 아무도 함부로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에게는 자신의 삶을 가장 아름다운 때 끝낼 수 있는 것도 하나의 권리라고 생각되기도 했다. 어쩌면 윌은 6개월 후 모든 고통에서 해방되어 휴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루이자가 주는 행복 하나하나를 더욱 와닿게 느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 현실적인 이야기지만 윌이 만약 삶을 이어갔다 하더라도 창창하게 젊은 루이자가 언제까지 자신의 간병인으로 있어줄지도 알 수 없는 부분이며, 신체적으로도 평생 동안 반복되는 위급 상황과 잦은 감염 등에 시달렸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새로운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더라도 항상 한 구석에 존재하는 쓴 마음을 삼켜야만 하는 입장이지는 않았을지, 그의 입장에서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 사람이 떠나며 한 사람은 본격적인 새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슬프면서도 아이러니하지만 둘은 분명 서로에게 큰 인생의 의미를 전달해 주었을 것이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동시에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보게 되는 영화였다.
댓글